덕수궁 돌담길 옆 아름다운 미술관
운치 있는 덕수궁 돌담길을 서서히 돌아 정동길로 접어들면 왼쪽으로 오래된 수목과 꽃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야외 정원이 시선을 잡아끈다. 때로는 깃발이 펄럭이기도, 이색적인 조형물이 장식되어 있기도 하다. 호기심에 경사진 언덕길을 따라 걸으면 고풍스러운 건물 한 채가 우뚝 서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이다.
감히 말하건대 미술관 안에서 열리는 전시회보다도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미술관 건물 자체의 건축미다. 근대 건축물이 가장 많이 남아 있기로 유명한 정동길 내에서도 서울시립미술관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개화기 근대 건축물과 현대식 건물이 한 공간 안에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서울시립미술관은 1928년 일제에 의해 경성재판소로 지어진 건물이다. 광복 후에는 대법원으로 사용되다 1995년 대법원이 서초동으로 이전한 후 2002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술관 측은 미술관을 지으면서 르네상스 양식인 옛 대법원 건물의 전면부는 그대로 보존하고 후면부에 현대식 건물을 신축했다. 미술관에 들어섰을 때 가장 처음 만나는 공간이 바로 옛 건물의 전면부와 새 건물의 벽면을 유리로 연결한 매개 공간이다. 이 공간은 옛 건물의 전면부(파사드)가 서 있던 1900년대와 미술관 내에서 만나게 될 2000년대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특히 유리 천장으로 쏟아지는 자연광은 정말 매력적이다. 많은 사진애호가들이 이곳을 서울에서 베스트 출사지로 꼽는 이유다. 2층에서 3층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을 걸으면 이 매개 공간의 독특한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전시 공간, 야외 정원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회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샤갈, 피카소, 마티스, 마그리트, 고흐 등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익히 알 만한 세계 유명 화가들의 전시회는 물론 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미술관 봄나들이전 등 특색 있는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퐁피두전, 서울미술대전, 한국추상미술전 등 국내외 우수한 미술작품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우리나라 화단을 대표하는 천경자 화백의 기증품 93점이 전시되어 있는 상설 전시관 역시 유명하다.
미술관 벽에 덩그러니 걸려 있는 작품 감상에는 취미가 없다면 미술관 앞마당, 정원, 진입로 등 야외 공간에서 펼쳐지는 각종 기획전과 문화행사를 주목해볼 일이다. 매년 봄이면 ‘미술관 봄나들이전’이라는 테마로 미술관의 야외 공간은 또 하나의 전시 공간으로 변한다. 젊은 작가들의 반짝이는 재치가 묻어나는 설치 작품 수십 개가 미술관 야외 곳곳을 장식하는 것. 봄나들이에 나선 가족 나들이객이나 주변 직장인들과 유쾌한 소통을 시도하는 셈이다.
가을에는 미술관 앞마당에서 아름다운 가을밤을 배경으로 가을음악회가 열린다. 무료로 진행됨에도 클래식, 재즈, 대중음악 등 장르를 넘나드는 출연진의 면면이 유명 콘서트 못지않게 화려해 이 가을음악회를 손꼽아 기다리는 마니아들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공간정보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덕수궁길 61(서소문동 37)
문의처 : +82-2-2124-8800
홈페이지 : seoulmoa.seoul.go.kr/